일본 폭설, 성인 키 '3배 눈벽' .. 관광지 아오모리 고립

 일본이 기록적인 폭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여행객들도 자주 찾는 아오모리현 스가유 지역에는 성인 키 3배에 달하는 5m 이상의 눈이 쌓이면서 사실상 고립 상태에 빠졌다. 도로는 눈벽에 막혀 교통이 마비됐고, 지역 주민들은 생필품 부족과 단전, 단수 피해까지 호소하고 있다.

SNS에는 '눈의 벽' 위에 올라 도로 표지판과 나란히 서서 찍은 인증 사진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지만, 현지 상황은 웃을 수만은 없는 처참한 모습이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니가타와 야마가타 등 북서쪽 지역도 적설량이 3m를 넘겼으며, 제설 작업이 무의미할 정도로 눈이 계속 내리고 있다.


"76년 살았지만 이런 눈은 처음"…노인·취약계층 고립 사태

현지 주민들도 이번 폭설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니가타 지역에 거주하는 한 76세 주민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평생을 이곳에서 살았지만, 이렇게까지 내린 적은 없었다. 도로도 막히고 집 앞 눈도 치울 수 없는 상황이라 사실상 갇힌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문제는 산간 지역뿐 아니라 평지에서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래 언덕’으로 유명한 일본 서쪽 돗토리시에는 무려 42cm의 눈이 쌓였다. 이는 평소보다 10배나 많은 양으로, 도시 기능이 마비되면서 통근과 통학이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진짜 눈이 이렇게 무서울 수도 있구나", "관광 갔다가 꼼짝없이 발 묶인 사람도 있다던데", "아오모리 온천 여행 예약했는데 취소해야 하나?" 등 여행과 안전에 대한 걱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생필품 품귀 현상에 정부 긴급 대응…추가 폭설 예보까지

상황이 심각해지자 일본 정부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2월 초부터 동해 쪽 지역을 중심으로 평년을 크게 웃도는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다"며 "특히 고립된 지역에는 생필품과 의료품을 긴급 수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앞으로도 폭설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주 내내 추가 폭설이 예보돼 있으며, 특히 눈사태와 지붕 붕괴 등 2차 피해에 대한 경고를 내놓고 있다.

누리꾼들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 여행 계획했는데 바로 취소했다", "이런 눈 속에서 생활하는 것도 생존 싸움이네", "온천은커녕 고립될까 봐 무서워서 못 가겠다" 등 현실적인 걱정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주요 관광지와 산간 지역에 특별 경보를 발령하고 있으며, 눈사태 위험이 높은 지역 주민들에게는 외출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이번 폭설이 언제 잦아들고, 피해 복구가 진행될 수 있을지 일본은 지금 '눈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