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88)이 폐렴 악화로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교황청이 공식적으로 '위중'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건 입원 9일 만에 처음으로, 교황의 건강 상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황청은 22일(현지시간) "교황이 여전히 의식은 있지만 호흡 곤란이 심해 고용량 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교황의 주치의인 세르지오 알피에리 교수는 "교황이 위험한 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났는지 묻는다면, 답은 '아니오'다. 거의 걸을 수 없어 휠체어를 타고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병세 악화와 사임설…“의자에 앉아 있지만 조심스러운 상황”
교황은 이달 초부터 기관지염 증세를 보이다가 상태가 악화돼 지난 14일 이탈리아 로마의 제멜리 종합병원에 긴급 입원했다. 병원 측은 입원 4일 만에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됐다고 밝혔고, 이후 산소 치료를 병행하고 있지만 병세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다.
교황청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젊은 시절인 21세 때 늑막염으로 폐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다. 그 이후 겨울철만 되면 호흡기 질환에 자주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교황은 지난 12일 공식석상에서 "기관지염 때문에 읽을 수가 없다"며 신부에게 대신 성경을 낭독해달라고 요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건강 악화를 이유로 교황이 자진 사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교황청은 “완전히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건강이 이 정도면 사임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무리하게 직무를 수행하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기도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기도의 물결…교황 고향 아르헨티나에서도 쾌유 염원
프란치스코 교황의 병세가 알려지자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도 그의 쾌유를 기원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교황의 고향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도심의 대형 탑에 교황의 얼굴을 비추며 “힘내세요, 프란치스코”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도 수백 명의 시민이 모여 촛불을 들고 기도회를 열었다.
하지만 교황의 고령(88세)과 폐 절제 수술 이력 등을 고려할 때, 완전한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은 “교황청이 공식적으로 ‘위중’이라고 발표한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향후 몇 주가 교황의 생사를 가를 결정적 고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교황은 의료진의 면밀한 관찰 아래 산소 치료와 안정 요법을 병행하고 있으며, 교황청은 추가 발표를 통해 상태 변화를 즉각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