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에서 추락한 더본코리아… ‘백종원 리스크’에 주가 반토막

 지난해 11월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주목받았던 더본코리아가 상장 4개월 만에 공모가 아래로 주저앉으며 투자자들의 실망을 사고 있다. 한때 ‘백종원 효과’로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던 더본코리아는 최근 오너 리스크와 취약한 매출 구조가 부각되면서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지난 20일 3만13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공모가(3만4000원)보다 8% 낮은 수준으로, 이달 3일 기록한 신저가(2만9800원) 이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상장 첫날(2023년 11월 6일) 기록한 최고가 6만4500원과 비교하면 주가는 절반 이상(52%) 폭락했다. 첫날 종가 5만1400원과 비교해도 39% 낮다. 한 누리꾼은 “상장 때만 해도 주식 대박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손절도 못 하고 눈물만 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더본코리아는 IPO 당시 일반 청약 경쟁률 772.8대 1, 증거금 11조8038억 원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삼성전자(종가 5만7300원)보다 높은 주가를 기록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으나,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때 더본코리아의 성장 동력이었던 백종원 대표의 인지도가 지금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백 대표는 자사의 통조림 햄 ‘빽햄’ 홍보 과정에서 ‘가성비 논란’에 휩싸였다. 백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100% 한돈으로 만들었는데 가격이 정말 좋다”고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경쟁 제품인 스팸보다 비싼 가격과 낮은 돼지고기 함량(85.4%)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당시 빽햄 9개 세트는 5만1900원 정가에서 45% 할인된 2만8500원에 판매됐지만, 스팸 9개 세트는 1만8500~2만4000원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백 대표는 “생산 단가 차이와 제품 특성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누리꾼들은 “할인 마케팅 꼼수였다”, “백종원 믿고 샀는데 배신감만 남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근 백 대표가 액화석유가스(LPG)법을 위반해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받은 사실까지 알려지며 브랜드 이미지에 또 한 번 타격을 입었다. 지난 20일 충남 예산군은 더본코리아에 LPG 안전관리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을 조사한 결과로, 지난해 5월 백 대표의 유튜브 영상에서 실내 주방에 LPG 가스통을 두고 요리하는 모습이 확인된 것이다. 현행법상 가스통은 환기가 잘되는 옥외에 설치해야 하며, 실내 보관은 불법이다. 누리꾼들은 “안전수칙을 지키라고 가르치는 사람이 법을 어긴다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더본코리아의 주가 부진은 오너 리스크뿐만이 아니다. 상장 당시 공모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IPO 과정에서 비교기업으로 풀무원, CJ씨푸드, 대상, 신세계푸드 등 종합식품기업을 선정해 주가수익비율(PER)을 17.6배로 설정했다. 


이로 인해 최종 공모가는 3만4000원, 시가총액은 4918억 원으로 책정됐지만, 실제 매출의 85.1%는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발생했다. 식품 유통과 호텔 사업 매출 비중은 각각 11.8%, 2.4%에 불과해, 프랜차이즈 중심의 사업구조를 종합식품기업과 비교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분석이다.

더본코리아의 또 다른 취약점은 ‘빽다방’ 브랜드에 대한 높은 의존도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빽다방 매출은 789억 원으로, 프랜차이즈 매출의 44.6%, 전체 매출의 37.3%를 차지했다. 커피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빽다방 의존 구조는 더본코리아의 불안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저가 커피 시장에서는 메가커피(3469개), 컴포즈커피(2361개), 빽다방(1771개) 순으로 매장 수가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빽다방이 메가와 컴포즈에 밀리는 상황에서 더본코리아 전체 매출도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했다.


전문가들은 더본코리아의 주가가 단기간 내 반등하기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실적 자체는 탄탄하지만, 백종원 리스크와 취약한 매출 구조,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는 한 투자 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누리꾼은 “백종원 믿고 투자했다가 큰코다쳤다. 이제는 방송에서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홍보해도 못 믿겠다”고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